소독약 냄새, 그리고 규칙적인 심장 박동 소리.

당신은 타인의 꿈에 접속해 무의식을 치료하는 '드림 워커'다.

오늘의 타겟은 5년째 원인 불명의 혼수상태에 빠진 404호 환자 '김아영'.

장비를 머리에 쓰고 눈을 감자, 깊고 차가운 수마(睡魔)가 당신의 의식을 밑바닥으로 끌어내린다.

그녀의 꿈속은... 기괴할 정도로 춥다.

[ Stage 1: 일그러진 병실 ]

눈을 뜨자 낡고 녹슨 병실 안이다. 벽에 걸린 괘종시계의 초침 소리가 마치 뼈가 부러지는 소리처럼 불쾌하게 울린다.

벽면에는 누군가 손톱이 빠지도록 긁어 쓴 핏자국이 남아있다. 하지만 글씨는 거울에 비친 것처럼 기괴하게 좌우가 반전되어 있다.

r e d r u m

"거울은 진실을 비추지 않는다. 내가 저지른 죄의 이름은?"

[ Stage 2: 끊어진 계단 ]

문을 열고 나오자 끝없이 아래로 이어지는 나선형 계단이다. 습하고 퀴퀴한 곰팡이 냄새 사이로 비린내가 진동한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부패한 살덩이들이 뭉쳐지며 바닥에 핏자국으로 기괴한 수열을 만들어낸다.

[ 2, 3, 5, 8, 13, ? ]

"피를 흘리며 내려간 층수. 다음 계단을 밟으려면 바닥에 나타날 다음 숫자를 알아야만 해."

[ Stage 3: 훼손된 일기장 ]

계단 끝에서 도달한 곳은 환자의 어린 시절 방. 천장에는 목이 꺾인 인형들이 일제히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책상 위, 사람의 가죽으로 제본된 듯한 낡은 일기장이 펼쳐져 있다. 세 줄의 짧은 문장만이 원망 섞인 필체로 꾹꾹 눌러 쓰여 있다.

도대체 언제부터 잘못된 걸까.
망가져가는 내 모습을 보며
쳐다만 보는 네가 증오스러워.

"침묵하는 문장들 속에 숨겨진 진짜 메시지는 무엇인가?"

[ Stage 4: 떠오른 해몽서 ]

순간 방안에 검붉은 액체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무릎까지 차오른 핏물 위로 기괴한 삽화가 그려진 낡은 책 한 권이 떠오른다.

제목은 『해몽(解夢) 비서』. 가장 심하게 훼손된 페이지에 누군가 손톱으로 긁어 파낸 문장이 있다.

"이빨이 빠지는 꿈은 누군가의 죽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네가 지금 꾸고 있는 이 지옥, 즉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꾸는 꿈'의 이름은 무엇인가?"

"진실을 대답하지 못하면 이 피웅덩이 속에서 영원히 잠들 것이다."

[ Stage 5: 어둠 속의 속삭임 ]

질식하기 직전, 모든 빛이 소멸했다. 완벽한 칠흑. 시각이 차단되자 청각이 미친 듯이 예민해진다.

등 뒤에서, 축축하고 차가운 입김이 목덜미에 닿으며 누군가 귓가에 조용히 수수께끼를 속삭인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것을 지배하지.
네가 내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나는 산산조각 나서 사라질 거야."


"이 어둠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나의 이름은 무엇이지?"

[ Stage 6: 얼굴 없는 가족사진 ]

희미한 촛불이 켜진 거실. 벽에 걸린 대형 가족사진이 보인다.

사진 속 얼굴들이 모두 새까맣게 도려내져 있다.

사진 뒤편에 피로 적힌 기괴한 문장이 나타난다.

"아빠는 나보다 3살 많은 사람을 죽였다. 동생은 1990년에 태어났다. 나는 동생보다 2살 많다."

"아빠가 죽인 사람, 즉 사진 속에서 완전히 지워진 그 시체의 태어난 연도는?"

[ Stage 7: 박동하는 심장 ]

시야가 일그러지며 차가운 수술실로 공간이 전이된다. 심장 박동 모니터의 녹색 선만이 불안정하게 요동치고 있다.

삐- 삐- 울리는 기계음이 규칙성을 띤다. 누군가 필사적으로 보내는 구조 신호다.

.... . .-.. .--.

"이 기계음이 뜻하는 영단어는?"

[ Stage 8: 환자의 정체 ]

수술대 위, 피 묻은 천을 조심스럽게 걷어낸다. 그리고 당신은 비명을 삼킨다.

누워있는 환자의 얼굴... 그것은 바로 당신의 얼굴과 똑같았다.

"드림워커... 아니, 이 끔찍한 악몽의 진짜 주인은 누구지?"

I S C U I D E

"나를 영원한 혼수상태로 밀어 넣은 진짜 범인은 나 자신. 이 철자들을 재조합해 죄악을 완성하라."

[ Stage 9: 붕괴하는 무의식 ]

화면 전체가 핏빛으로 붉게 물들며 지진이 난 듯 거칠게 흔들린다. 벽면이 고깃덩어리처럼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살고 싶다는 환자의, 아니 '당신'의 강렬한 생존 본능이 무의식을 찢고 폭주한다.

"거의 다 왔어. 탈출구 앞에서 묻겠다. 네가 지나온 방의 개수는 지금까지 총 몇 개지?"

(힌트: 처음 접속했던 인트로 공간을 포함하여 네가 거쳐온 모든 영역의 수)

[ Stage 10: 붉은 문 ]

무너져 내리는 꿈의 끝. 거대한 붉은 문이 혈관처럼 맥동하며 서 있다.

문에는 열쇠구멍 대신 낡은 단말기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 지옥 같은 꿈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마지막 주문."


"명령해. 제발... 깨어나라고."

거친 숨소리와 함께 눈을 번쩍 뜬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눈이 시리도록 새하얀 병실 천장.

그리고 귀를 찢을 듯 울리던 끔찍한 환청 대신, 기계의 규칙적인 삐- 삐- 소리가 들려온다.


"의사 선생님! 환자분, 의식이 돌아오셨습니다!"


달려온 간호사의 목소리.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본다.

당신은 타인의 꿈을 걷는 '드림워커'가 아니었다.

5년 만에 자신의 지옥 같은 악몽 속에서 퍼즐을 풀고 스스로 깨어난 혼수상태 환자.

당신은 바로 404호 ‘김아영’ 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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